선크림 유통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한
여름 끝자락의 서랍에는 쓰다 만 선크림이 하나씩 있습니다. 내년에 써도 되나 싶어 버리지도 쓰지도 못한 채로요. 포장에 답이 두 개 적혀 있습니다. 읽는 법만 알면 됩니다.
두 개의 시계 읽는 법
| 표시 | 어디에 | 뜻 |
|---|---|---|
| 사용기한, 까지 표기 | 용기나 상자의 날짜 | 미개봉 기준의 기한 |
| 개봉 후 사용기간 | 뚜껑 열린 통 그림 + 6M, 12M 등 | 개봉일부터 세는 별도의 시계 |
실무 요령은 하나입니다. 개봉한 날짜를 용기 바닥에 유성펜으로 적어 두는 것. 개봉 후 사용기간이라는 시계는 시작점을 기억해야 작동하는데, 몇 달 뒤에 개봉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 글을 쓰면서 집의 선크림 세 개를 확인해 보니 두 개는 12M 표기였고, 개봉일을 적어 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늘부터 적기로 했습니다.
차단제가 기한에 유독 민감한 이유
모든 화장품에 기한이 있지만 선크림은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성능 저하가 감각되지 않는다는 것. 보습제가 상하면 냄새나 사용감으로 눈치채지만, 차단력이 떨어진 선크림은 바르는 순간까지 멀쩡해 보입니다. 결과는 그을리고 나서야 확인되죠. 필터 성분, 특히 일부 유기 필터가 열과 시간에 민감한 쪽으로 이야기되는 것까지 더하면, 선크림의 기한은 다른 어떤 화장품보다 보수적으로 지킬 이유가 있습니다.
버릴 신호와 보관의 기본
기한 안이라도 버려야 할 신호가 있습니다. 층이 분리되어 물이 돌거나, 색이 짙어졌거나, 냄새가 달라졌다면 그 제품의 시간은 끝난 것입니다. 보관의 기본은 직사광선과 고온을 피하는 것이고, 최악의 습관이 여름 차 안 보관입니다. 반복되는 고온은 기한 표시가 전제하는 보관 조건 자체를 깨뜨립니다. 마지막으로 발상의 전환 하나. 선크림이 자꾸 기한을 넘긴다면 그것은 아껴 쓴 결과일 수 있습니다. 기준량대로 바르면 선크림은 기한 걱정보다 재구매가 먼저 오는 제품입니다.
계절 루틴으로 만들면 간단해집니다.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봄에 서랍의 차단제들을 꺼내 개봉일 메모와 상태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몸에 바르는 남은 제품 활용법도 있습니다. 얼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애매한 제품을 팔다리용으로 돌려 기한 안에 소진하는 방식인데, 변질 신호가 있는 제품이라면 부위와 무관하게 폐기가 맞습니다. 두 개의 시계와 폐기 신호, 그리고 개봉일 메모. 이 세 가지면 서랍 속 선크림 앞에서 망설일 일은 없습니다.
- 화장품법 (국가법령정보센터, 사용기한 표시 관련)
- 화장품 성분사전 (대한화장품협회)
- CosIng 데이터베이스 (EU 집행위원회)
자주 묻는 질문
12M 같은 표시는 무슨 뜻인가요?
개봉 후 사용기간 표시입니다. 뚜껑 열린 통 그림에 12M이라고 적혀 있으면 개봉한 날로부터 12개월 안에 쓰라는 뜻입니다. 미개봉 상태의 유통기한과는 별개의 시계라, 두 기한 중 먼저 오는 쪽을 따르면 됩니다.
작년에 개봉한 선크림, 올해 여름에 써도 되나요?
개봉 후 사용기간이 지나지 않았고 보관이 괜찮았다면 표기상으로는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분리, 변색, 냄새 변화가 있다면 기한과 무관하게 버릴 신호입니다. 차단제는 성능이 눈에 안 보이는 제품이라, 의심스러우면 교체하는 쪽이 남는 선택입니다.
기한이 지난 선크림을 바르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
가장 큰 문제는 차단력이 표시만큼 나온다는 보장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보습제라면 사용감으로 눈치라도 채지만, 차단력 저하는 그을리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변질된 제형이 피부 자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더해집니다.
차에 두고 다니는 선크림은 왜 안 되나요?
여름 차 안은 고온이 반복되는 환경이라 성분과 제형이 상하기 쉽습니다. 특히 유기 필터는 열에 민감한 쪽으로 이야기되어, 차량 보관은 기한 표시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습관입니다. 휴대는 가방으로, 보관은 서늘한 실내로 나누세요.
기한 안에 다 못 쓰는데 큰 용량이 이득인가요?
선크림만큼은 반대로 계산하는 것이 맞습니다. 기준량을 지켜 바르면 얼굴 기준으로도 소모가 빨라 보통은 기한 안에 다 씁니다. 오히려 기한을 넘기고 있다면 용량 문제가 아니라 매일 충분히 바르고 있는지부터 점검할 신호입니다.